기금운용액 100조원 넘어 … 상주인력만 500명 송도서 이사회 개최 '호기' … 독일 본과 경합
정부가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이라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의 대표주자인 데다 아시아지역에는 환경관련 국제기구가 없다. 녹색성장을 주도한 경험을 전면에 내세워 이사국의 표심을 흔들 계획이다.
GCF(Green Climate Fund)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설립키로 한 최초의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GCF 사무국 유치전엔 한국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국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나라는 독일 스위스를 유력한 경쟁국으로 보고 있다. 유럽국간에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스위스보다는 임시사무국을 갖고 있는 독일이 더 강력해 '2파전'으로 갈 수도 있다.
정부는 멕시코에 한국 지지를 호소하는 단일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중국이 유치전 참여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표명하기도 했으나 포기, 우리나라를 지지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고위관료들은 해외 인사를 만날 때마다 'GCF세일즈'에 나서 호응을 얻고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지지의사를 표했으며 세계은행 김 용 신임 총장후보에게도 지원을 호소했다.
우리나라가 GCF 유치를 위한 명분은 전혀 밀리지 않는다. 지역적 불균형 해소와 세계 주도권의 변화에 따라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에 편중된 환경관련 국제기구를 아시아에도 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3개 환경관련 국제기구 중 독일(3개) 스위스(4개) 프랑스(1개) 등 유럽에서 8개를 독식하고 있고 미국(2개) 캐나다(2개) 등 북미도 4개를 차지했다. 개도국 중엔 아프리카 케냐가 유일하게 1개를 유치해 놨다. 아시아는 전혀 없다.
우리나라가 녹색기후기금 설계위원국으로 기금 설계단계에서부터 참여했으며 녹색분야에 다각적으로 기여해 온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인천 송도를 유치후보지로 선정했다. 우리나라는 송도에 국제기구용 'I-Tower'를 오는 9월까지 건립해 이중 15개층, 2만1500㎡를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제시했다.
사무국은 11~12월로 예정된 18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최종 인준된다. 그 이전에 이사회를 열어 사무국 유치국가를 결정한다. 4월 말에 열려던 첫 이사회는 두번이나 연기됐다. 24개 이사국 중 아시아(3개국) 중남미(3개국) 등 6개 이사국이 선출되지 않았다. 지역별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1차 이사회는 6월 말이나 7월 초로 예정돼 있어 한달 동안 조율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차 이사회에서 사무국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독일 본, 스위스 제네바 등 쟁쟁한 국제도시들도 적극적으로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 우리나라로서는 쉽지 않은 경쟁을 해야 한다"면서 "송도에서 개최될 GCF 2차 이사회와 포럼은 유치국을 결정하는 24개 이사국들이 송도를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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